엠카의 티아라 밀어주기, 지나침이 부른 참사
가요 순위 프로그램의 성패는 과연 오늘은 어떤 가수들이 출연하느냐의 여부입니다. 자신들의 노래와 무대를 온전히 대중들에게 전달할 무대가 한정되어 있는 가수들 역시 이들 프로그램이 소중하기는 마찬가지이구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Mnet에서 시작해서 SBS로 끝나는 일련의 가요 프로그램들 라인은 그래서 시청률과는 상관없는 가수들의 가장 중요한, 필수적인 일정입니다. 비록 3~4분도 주어지지 않는 짧은 시간이지만 가수와 스텝들이 열정을 다해 무대를 준비하고 꾸미는 이유이죠.
그런데, 이런 가요 프로그램 일정에 대형 시상식이 겹쳐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시상식 주최 측과 해당 가요 프로그램 방송사간의 갈등이 벌어지게 마련이고, 가수와 기획사들은 양 측의 눈치를 보거나 혹은 두 주체측이 대형 기획사를 품고 끌어당기기 위해 힘을 쓰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해외 개최를 결정한 이후 Mama는 이런 곤란을 겪으며 과연 얼마나 많은 가수들을 출연시킬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해 왔고, 올해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를 결정한 일간스포츠 주간의 골든디스크 역시 마찬가지였죠. 목요일은 Mnet의 엠카운트다운이 아는 날이니까요.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다른 가수들은 몰라도 적어도 1위 트로피를 안겨줄 가수들이 불참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별로 하지 않아도 됩니다. 매번 이런 곤란한 상황이 닥칠 때면 절묘하게도 그 자리를 티아라가 메워 주었거든요. 각종 음원 매체, 언론사들이 주관하는 시상식이 몰려있는 연말이 되었건, 혹은 대형 기념행사를 위해 많은 가수들이 지방으로, 해당 장소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우연치 않게 자주 그 자리는 티아라가 맡아 주었습니다. 엠카운트다운의 연관 검색어에는 티아라가 버젓이 올라 있을 정도니까요.
그래서일까요? 복귀가 3일 전이든, 일주일 전이든, 다른 가요 프로그램에서의 순위가 10위권이든 상관없이 티아라는 매번 활동 때마다 꾸준하게 엠카운트다운의 트로피를 가져갔습니다. 작년 한해 다른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던 곡은 복고 열풍에 힘입었던 히트곡 롤리폴리가 전부였지만, 작년 한해에만도 크라이크라이가 원더걸스와 아이유의 열풍이 몰아치던 연말에도 엠카에서 1위를 차지했었고, 그로부터 한 달도 못되어 이번 주에선 새로운 신곡 러비더비가 등장과 동시에 정상에 올랐습니다. 복귀와 함께 자연스럽게 오른 정상의 자리이죠.
물론 엠카의 순위 선정 방식이나 1위 트로피 남발이야 더 이상 말해봐야 소용이 없는 바보 같은 지적이 되어 버린 지 오래입니다. 나름의 공정성을 가지고 있다며 매번 변명을 하긴 하지만 그저 수고했다며, 컴백하니 반갑다며, 너네도 이젠 상을 받을 때가 되었다며 돌려가며 주는 것 같은 인심 좋은 트로피가 같은 소속사인 티아라에게 조금 더 후하다고 해서 더 불공정해 지는 것도, 공신력이 갑자기 떨어지는 것도 아니죠. 그냥 이번에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것이 이 상의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는 좋은 방법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Mnet의 엠카와 티아라의 이런 식의 밀착 관계가 서로를 더욱 더 나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는 것은 분명 필요합니다. 티아라는 이제 제법 경력이 쌓인 인지도 높은 걸그룹이 되었습니다. 대표할만한 히트곡도 여럿 발표되었고, 수상 소감 자리에도 다 같지 자리를 하지 못할 정도로 각자의 개인 활동도 활발하게 병행하고 있구요. 일본 진출 역시도 야심차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서도 아직도 이런 꼼수 같은 상하나 더 챙겨주기라니, 그저 씁쓸하고 우스워 보일 뿐이에요. 실제로 이번 주의 1위 경쟁자가 별달리 보이지 않았다고 해도, 복귀와 동시에 너무나 빠른 타이밍에, 그것도 그녀들이 들어올린 첫 트로피가 엠카라면 이젠 의심하고 이상하게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되어 버렸습니다. 그동안의 지나침이 부른 참사인 셈이죠. 티아라는 티아라대로, 엠카는 엠카대로 주고 받으면서 욕을 먹는 1위. 상은 받을수록 좋은 것이라지만, 이런 반응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줄 정도가 되어 버렸다니 이건 좀 심한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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