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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게 결혼하기] 쿨하게 결혼하는 5가지 방법…혼수·예물 ‘소박하게’ 신혼여행 ‘화려하게’
매경이코노미|
입력 2011.09.24 10:35
|누가 봤을까? 20대 여성,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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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Cool하게 결혼할까요 ◆"쿨한 결혼이요? 말이 쉽지 부모님 눈치도 보이고, 그동안 뿌린 게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해요." 쿨한 결혼에 대한 예비 신랑신부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많은 사람들이 쿨한 결혼을 꿈꾸지만 막상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젊은 예비부부를 중심으로 허례허식을 줄이고 거품을 쏙 뺀 실속 결혼을 찾는 추세다. 쿨하게 결혼하는 비법을 5가지로 정리해봤다.

1. 형식적인 결혼 준비비용을 없애라
예단·예물 안 주고 안 받는 게 대세


손재영 씨(28)와 최정은 씨(28)는 9년간의 열애 끝에 올봄에 결혼했다. 오랜 시간 만나면서 서로의 가족들과 허물없이 지내왔던 그들은 결혼준비에 있어 격식보다는 실용을 택했다. 예물이나 예단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그들은 예단, 예물을 하지 않길 원했고 양가 부모님 역시 상견례 자리에서 '쿨'하게 합의했다.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김현진 씨(27)도 예단과 예물을 생략하는 대신 그 돈을 신혼집 구하는 데 보태기로 했다. 은행원인 김 씨는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신혼부부 대출상담이 부쩍 늘어난 모습을 보며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결혼준비를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손 씨와 김 씨처럼 예단과 예물을 생략하고 전셋집에 돈을 보태거나 신혼여행에 더 신경 쓰는 예비부부들이 늘어나면서 결혼문화가 바뀌고 있다. 특히 허례허식으로 지목되고 있는 부분인 예물·예단은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요즘엔 예단이나 예물은 안 주고 안 받는 집 많아요. 아니면 1000만원 주고 다시 1000만원 돌려받는 식으로 흉내만 내죠. 워낙 서울 집값이 비싼지라 대부분 집값에 보태고 부모님 옷 한 벌만 백화점 가서 해드리는 게 추세인 것 같아요." 신혼 3개월 차 김가영 씨(34·가명) 얘기다.

예물이나 예단은 집집마다 천차만별이기는 하나 보통 현물예단과 현금예단으로 구성된다. 현물예단은 예단 삼총사로 불리는 이불, 반상기, 은수저 외에 손거울과 귀이개를 가리키는 애교예단 등도 추가된다. 명품가방이나 밍크코트를 준비하는 집도 있다.

원래 예단은 신부집에서 신랑집으로 비단으로 옷을 지어서 보내는 것이었으나 1960년대부터 예단비가 하나의 풍습으로 자리 잡게 됐다. 부가 예단서식과 함께 예단비를 청홍 보자기에 싸서 신랑집으로 보내면, 신랑집에서는 그중 절반을 '봉채비' 명목으로 돌려보낸다. 봉채비는 받은 예단비를 다시 돌려보내는 게 아니라 신랑집에서 미리 준비해 봉채서식과 함께 붉은색 예단보에 싸 신부집으로 보내는 것을 말한다.

예단과 예물을 비롯해 혼수나 집 마련에 들어가는 금액이 수천만원을 넘어서 억 단위로 치솟기도 해 신랑 측과 신부 측 간 신경전도 상당하다. 온라인 웨딩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결혼 준비하다 금전적인 문제로 파혼했다며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토로하는 글이 하루가 멀다 하고 올라온다. A웨딩컨설팅업체 웨딩플래너 B씨는 "확실히 과거보다 예물이나 예단을 하지 않는 예비부부가 늘어나고 있다. 관건은 부모님이다. 처음엔 주위 눈치 보지 않고 저렴하면서도 실속 있게 결혼준비를 하려 해도 부모님 의사에 따라 휘둘리게 되는데 요즘은 양가 합의 아래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용적인 결혼준비를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셀프웨딩촬영도 늘어나는 추세다. 셀프웨딩촬영은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로 불리는 웨딩촬영 공식에서 벗어나 장소섭외부터 드레스, 머리 손질, 화장에 촬영까지 모두 스스로 하는 것을 말한다. 디지털 일안 반사식(DSLR) 카메라가 보급화되고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신랑신부가 직접 촬영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다가오는 겨울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예비 신부 이지영 씨(30)는 남들 다 하는 스튜디오 촬영을 건너뛰기로 마음먹었다. 평생 한 번 있는 웨딩촬영이 아쉽지 않느냐는 주위 만류에도 불구하고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찍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대신 사진가인 예비 신랑이 카메라를 들기로 했다. 부담스럽게 진한 메이크업 대신 자연스럽고 행복한 모습을 담고 싶은 마음도 컸다. 수수한 드레스에 화환만 머리에 얹고 근처 공원을 찾았고 예쁜 사진과 함께 추억을 덤으로 얻었다.

셀프웨딩촬영의 특징은 똑같은 배경에 사람만 바뀌는 스튜디오에서 판에 박힌 듯한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예비부부만의 개성을 담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용 역시 스튜디오 촬영에 비해 거의 들지 않는다. 의상은 화려한 드레스나 정장 대신 하얀 원피스나 세미 정장 등 간편복을 입거나 저렴한 가격에 대여하고 장소 역시 스튜디오를 대여하지 않는 이상 별다른 비용이 들지 않는다. 아예 신혼여행지에서 웨딩촬영을 하는 경우도 있다.

2. 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 공식 깨라
집값 비싸 공동명의로 구해


언제부터인가 '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라는 공식이 우리 결혼문화로 자리 잡았다. 남자 쪽에서 떡하니 아파트 한 채를 해오는 건 당연해보였다. 그게 남자의 능력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옛말이 됐다.

서울에서 작은 평수 아파트를 전세로 구하려고 해도 최소 1억5000만원이 필요하다. 강남 전세는 3억~4억원이 기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세금이 천정부지로 솟아올라 일부 아파트 전세금은 매매가의 70~80%를 넘어섰다. 남자 쪽에서 전셋집 하나 제대로 구해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는 10월 결혼식을 앞둔 박수진 씨(29·가명)는 현재 집 문제로 결혼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남자 쪽에서 신혼집을 같이 장만할 것을 요구해 집값 2억원 중 8000만원을 보탰는데, 혼수와 예단까지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집값의 40%를 보태는 것만으로 해야 할 도리는 다했다고 생각했던 박 씨 집안으로선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실제로 집 문제에서 시작된 다툼이 파혼에 이르는 경우도 빈번하다. 서울에서 웨딩홀을 운영하는 김 씨(38)는 "최근 1년 사이 결혼식장을 예약했다가 취소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자고 일어나면 전세금이 올라버리는 통에 신혼집 계약을 놓고 양가가 갈등을 빚어 파혼하는 일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지방에서야 '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가 가능할지 몰라도 서울에선 힘들어요. 최소한 남들 하는 만큼이라도 하려고 하는 거 같은데 그게 어디 쉽나요? 다 자기 만족이에요." 지난해 10월 결혼식을 올린 이현숙 씨(30·가명) 말이다. 결혼할 당시 이 씨는 직장 4년 차였고 남자친구는 중소기업에 막 취업한 상태였다. 원래 대기업에서 2년 근무한 그는 공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퇴사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중소기업에 들어갔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남자 혼자 집을 마련하는 게 어려웠다. 두 사람은 부모님한테 손 벌리지 않기로 약속하고 같이 대출을 받아 신혼집과 결혼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존에 남자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구했던 전세금을 더해 경기도 소재 아파트를 1억원 미만으로 구했다. 혼수도 따로 장만하지 않았다. 자취하면서 쓰고 있던 가전제품과 가구를 모두 사용하기로 하고 침대만 새로 구입했다. 이 씨는 "우리 사정을 이해한 양가 부모님들이 서로 안 받고 안 주기를 약속하면서 예물과 예단을 안 하기로 했다. 커플링 하나만으로 만족한다. 결혼식도 지방에서 하니깐 큰 비용 들이지 않고도 올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반대로 여자 쪽에서 아예 집을 장만하고 남자가 혼수를 해오는 경우도 있다. 여자는 23~24세에 취업해 28~29세에 결혼하기까지 5년 정도 돈을 모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반면 남자는 27~28세가 돼서야 사회에 나오기 때문이다.

연애 12년 차에 접어든 김창수·김지연 씨(32·가명)는 부모 허락을 받아 오는 12월 지방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하지만 김창수 씨가 벌어놓은 돈은 1000만원이 전부. 회계사 공부를 했지만 계속 낙방하고 지난 5월에야 중소기업에 취업해 악착같이 모아 놓은 돈이다. 반면 김지연 씨는 지난 7년간 대학교 교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적금으로 부은 돈만 1억원이 넘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지연 씨가 전세금을 내는 방향으로 얘기가 됐다. 처음에 여자 쪽 부모 반대가 있었지만 남자 쪽에서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결혼 승낙을 얻었다.

김지연 씨는 "전세금 빼고 나머지 결혼비용으로 2000만원을 생각한다. 혼수도 최소한만 하기로 했고 대신 신혼여행만큼은 잘 다녀오려고 계획 중이다"라고 말했다. 부부가 같이 집을 마련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신혼집은 공동명의가 대세가 됐다. 집값의 10~20%도 아니고 절반 가까이 보태다 보니 공동명의는 당연하게 여기게 됐다.

3. 예식장 문화를 바꿔라
일회성 예식비 아끼고 촬영은 셀프로


올해 3월 결혼한 김유나 씨(31)는 예식장을 고르던 중 호텔 3층의 전망 좋은 야외 테라스를 발견하고 곧바로 계약했다. 남들도 다 하는 결혼이지만 평생 잊혀지지 않는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많은 하객을 초대하는 것도 부담이었다. 성수기 때마다 거의 매주 결혼식을 다니느라 부담스러웠던 자신의 기억을 떠올리며 차라리 평소 관계가 깊었던 소수만 불러 진행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그래서 결정한 방식이 하우스웨딩.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120명가량의 하객을 엄선해 진행한 결혼식은 감동 그 자체였다. 주례사 없이 서로 반지를 끼워주고 혼인서약을 낭독했다. 정성껏 쓴 편지에 사랑을 담아 하객들 앞에서 고백했다. 총 소요시간은 3시간 정도. 모든 하객에게 감사카드를 손수 쓰고 좌석 배치를 직접 하느라 손이 많이 갔지만 당사자와 하객 모두에게 기억에 남는 결혼식이었다.

천편일률적이었던 예식문화가 바뀌는 추세다.

판에 박힌 30분 내외의 짧은 식순에 평소 연락도 잘 안 하던 지인까지 전부 초청했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김 씨처럼 하우스웨딩, 선상웨딩같이 소규모의 특별 예식을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 하우스웨딩은 소규모 공간에서 50~100명 안팎의 하객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는 파티 형식 결혼식이다. 소규모이기 때문에 야외예식으로도 적합하다. 뜰이나 정원에서 아기자기하게 진행하거나, 탁 트인 한강이 보이는 선상 위에서 분위기를 내기도 한다.

예식문화에 젊은 층의 개성이 반영되는 이유 중 하나는 의사결정에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웨딩컨설팅업체 웨딩앨리 이보라 팀장은 "소규모로 진행되는 하우스웨딩은 양측 부모는 원하지 않으나 당사자들이 원해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직까지 전통 세대들은 북적거리는 분위기에서 많은 하객을 초대해 진행하고 싶어 하지만 젊은 층의 욕구는 또 다르다. 최근에는 식장부터 날짜까지 결혼 준비 과정에서 당사자 의견이 많이 반영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호텔보다 저렴하지만 호텔만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일반웨딩홀도 인기다. 웨딩포털 애니홀에 따르면 인기웨딩홀 상위 5위권 중 두 군데가 호텔풍의 고급 웨딩홀이다.

이보라 팀장은 "예전에는 교통과 비용을 먼저 고려해 식장을 결정했는데 지금은 분위기를 최우선 조건으로 꼽는다. 홀과 신부대기실이 고급스러운 곳이 인기"라고 덧붙였다.

1회로 끝나는 예식비용은 최대한 절약해 남는 돈으로 집을 마련하거나 혼수를 구입할 때 보태려는 이들도 많다. 먼저, 남들이 결혼하지 않는 비수기나 주중에 결혼식을 치르는 것도 방법이다. 비수기인 7~8월, 1~2월에는 대관료 없이 식대만 받는 곳도 많다. 구청이나 복지관도 활용할 만하다. 1인당 식대 3만원 정도에 출장뷔페를 부르면 대관료는 공짜다. 특히 한두 시간 단위로 식이 열리는 일반예식장과 달리 식장 대여시간이 일반 결혼식장의 두 배가 넘는 4시간이며 예식 일정을 하루 한 건으로 제한하고 있어 여유로운 진행이 가능하다.

소셜 웨딩업체도 등장했다. 예식장 대여부터 스드메, 신혼여행까지 반값에 고를 수 있다. 예식장 비용도 50% 수준이다.

4. 부담스러운 축의금 받지 마라
축의금 대신 '웨딩 레지스트리'


요즘 모 개그프로그램에서 결혼 축의금을 개그 소재로 삼은 것이 화제가 됐다. 평소 연락이 없던 친구나 밥 한 번 먹지 않은 직장 동료가 결혼한다고 갑자기 청첩장을 보낸 경우, 얼마를 축의금으로 보내야 할지 난감해진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이런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한 개그맨이 결혼 축의금을 얼마를 내야 하는지 상황별로 정확히 알려줌으로써 시청자들의 웃음과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결혼 축의금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껴왔다. 결혼식의 허례허식이 커지면서 축의금도 일면식만 있어도 받을 수 있는 '쌈짓돈'처럼 인식됐다. 특히 유명인이나 고위 공직자 자녀의 결혼식은 공식적인 뇌물 창고로 변질됐다. 결혼식 축하는 형식이 되고 돈을 주는 일이 중요한 일이 돼버렸다. 이런 모습들도 점차 달라지는 분위기다. 몇 년 전부터 젊은 예비부부들을 중심으로 '웨딩 레지스트리(wedding registry)'가 축의금을 대신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웨딩 레지스트리는 신혼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신랑신부가 리스트로 작성해 결혼식에 올 친구나 지인들에게 알려주는 방식이다. 친구들끼리 돈을 모아 축의금을 전달하던 방식보다 친근하고 기억에 남기 때문에 신세대 부부들 사이에서 인기다. 기존에도 가까운 친구들끼리 돈을 모아 선물을 구입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미 혼수로 구입한 품목과 중복되는 일이 많아 만족도가 떨어졌다. 이 같은 일을 피하기 위해 요즘 웨딩 레지스트리를 작성할 때는 품목과 브랜드 정보를 구체적으로 쓴다. 높은 가격대의 물품은 2~3명이 함께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

올 3월 결혼식 때 몇몇 친구들에게 축의금 대신 웨딩 레지스트리를 받은 정지현 씨(31·가명)는 "작은 선물이라도 친구들에게 기념으로 받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꼭 필요한 물건을 중심으로 서로 부담이 되지 않도록 품목과 가격대를 신중하게 고려했다"고 말했다.

정 씨에게 신혼선물을 준 친구 김 씨도 "처음에 선물 리스트를 준다기에 어색하고 귀찮기도 했는데, 여럿이 돈을 모아 원하는 선물을 주고 나니 받는 사람도 좋아하고 개인적으로 큰돈이 들지 않아 부담도 없었다"고 전했다.

5. 예물 안 해도 신혼여행은 화려하게
일생일대 추억 만들기…자유여행 선호


지난해 서울의 한 보드동호회에서 만난 진세현 씨(30)와 김소영 씨(28) 커플은 신혼여행을 캐나다 밴쿠버휘슬러로 가기 위해 양가 부모님을 설득해야 했다. 결혼식이 10월 23일이었지만 신랑이 회사일로 바빠 장기휴가를 낼 수 없어 신혼여행 날짜를 11월 27일로 잡으려 했기 때문이다. 부모님들은 신혼여행은 결혼식 끝나고 바로 가는 게 '순리'라며 굳이 휘슬러로 가야겠냐고 말렸지만 세현 씨와 소영 씨의 결심은 확고했다. 신혼여행을 다소 늦게 가더라도 '이왕 가는 거 제대로 가자'는 생각에서였다.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가고 싶었던 김현수 씨(33)와 한미진 씨(29)는 예산이 부족하자 아예 예물을 포기했다. "예물은 나중에 살면서 더 할 수 있지만 신혼여행은 신혼의 기분이 가장 고조된 때가 아니면 즐길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13~14시간 걸리는 비행시간도 나중에 가려면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이유도 더해졌다. 처음에는 난색을 표하던 양가 부모님도 "결혼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라는 이들의 주장에 결국 손을 들었다.

신혼여행을 위해서라면 예식 절차나 예물도 뒷전으로 할 만큼 신혼여행이 결혼의 주요 행사로 자리 잡았다. 예식과 피로연, 주택, 혼수, 예물, 예단 등 돈 들어갈 곳이 많은 기존 결혼식에서 신혼여행은 예식이 끝나고 남은 돈에 맞춰서 가는 결혼의 '마무리 행사'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요즘 젊은 신혼부부들 생각은 다르다. 예식과 피로연 등 형식적인 행사는 줄이고 신혼의 달콤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신혼여행에 더 공을 쏟는다.

송현동 건양대 예식산업학과 교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비싼 예식 비용을 줄이고 대신 신혼여행을 알차게 보내는 것을 더 합리적인 결혼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송 교수는 "젊은 세대들은 점차 결혼을 부모의 요구에 맞춘 '집안 대 집안'의 행사로 보지 않고 당사자의 행복과 만족에 우선순위를 두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황학연 허니문아일랜드 팀장은 "국외 신혼여행은 가까이 가면 푸껫, 멀리 가면 하와이가 인기이고 비용은 4박 5일에 1인당 200만~350만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신혼여행 일정도 본인들이 짜는 자유여행을 선호한다. 10월에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 신부 진영옥 씨(27)는 태국 코사무이섬으로 9박 10일간 자유여행 일정으로 신혼여행을 갈 예정이다. 진 씨는 "여기저기 둘러보는 걸 좋아해서 신혼여행 코스도 우리가 짰고 숙박도 호텔과 리조트, 풀 빌라를 3일씩 섞어서 예약했다"고 말했다.

여행 일정을 잘 짜면 패키지보다 더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자유여행은 패키지여행보다 평균 30% 정도 비싼 편이지만 현지 여행사를 잘 이용하면 더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준비용 용어 설명

■예신 :

'예비 신부'의 줄임■예랑 :'예비 신랑'의 줄임
■스튜디오 촬영(리허설촬영, 실내촬영) :본식을 진행하기 전에 드레스와 화장을 하고 미리 사진을 찍어 앨범에 남기는 것
■스촬 :'스튜디오 촬영'의 줄임
■드메 :스튜디오 촬영을 하지 않거나 스튜디오 촬영만 따로 진행할 시 '드레스+메이크업'의 줄임
■스드메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워킹: 플래너를 거치지 않고 예비 신부가 직접 발로 뛰어 스드메를 계약하는 것
■드레스투어 :본식 날 입을 드레스를 고르러 샵을 다니는 일
■예단 삼총사 :예단이불, 반상기, 은수저를 말함. 요즘은 반상기를 잘 안 쓰기 때문에 방짜유기를 많이 하는 추세
■애교예단 :예단 3총사에 추가로 준비하는 손거울과 귀이개를 말함
■원판 :결혼식 후 가족, 친지, 친구들(부케 던지는 것)과 기념으로 찍는 사진 [김범진 기자, 김헌주 기자, 조은아 기자, 노승욱 기자, 임혜린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24호(11.09.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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