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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은 좋은데‥" 맞춤 인재 어떻게 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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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M, SNS 활용한 채용 노하우 공개

【서울=뉴시스】김훈기 기자 =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자 정부는 물론 기업에서도 대졸자와 고졸 채용을 늘리는 등 다양한 방법을 내놓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이른바 고졸신화를 이룬 이들을 재조명하기 시작했고, CEO 자리에 오른 인물들이 지면을 장식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업의 진짜 고민은 사회적 변화와 무관하게 회사의 직무에 맞는 맞춤 인재를 찾는데 있다. 구직자 중 어떤 인재를 뽑아야 하는지 헷갈리는 것은 여전하다. 막상 뽑고 보면 서로(회사와 구직자)가 손해를 본 느낌을 지울 수 없을 때가 다반사다.

구직자들의 스펙, 즉 학력이나 조건 등은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변했지만 뽑고 나면 얼마 못가 회사를 그만둔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 경우가 가장 많다. 특히 최근 해외로 진출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제대로 된 현지 인력을 뽑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적절한 인재를 가려내기 위한 HR담당자들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진다. 실제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실시한 설문 결과 476명의 인사담당자들 중 78.4%가 신입사원에 대해 불만족하고 있었다. 가장 큰 실망 원인은 ‘조기 퇴사’로 전체 응답자 중 43.7%에 달했다.

신입사원 10명 중 1명은 실제 직무가 예상과 다르고,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입사 1년을 넘기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나고 있다.

이런 문제는 국내기업 뿐 아니라 해외지사를 갖고 있는 글로벌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현지에서 맞춤 인재를 뽑아야 하는데 본사 인사담당자들이 일일이 해외 사업장을 다니며 인재를 뽑을 수도 없다. 시간과 비용 문제도 있지만 단시간에 인재를 파악해 뽑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된 것이 SNS를 활용하는 것이다.

세계경영연구원(IGM)이 13일 '자리에 딱 맞는 인재'를 구하는 방법을 언급하며 최근 시대의 대세로 떠오른 소셜네트워크(SNS)를 활용하는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SNS 활용해 인재 뽑는 메리어트 호텔

메리어트 호텔은 신흥국 시장에서 창출되는 일자리 5만개를 충원하기 위해 페이스북 게임 '마이메리어트호텔'을 개발했다.

메리어트 페이스북 팬페이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이 게임은 소셜(SNS)게임 업체인 징가가 개발한 팜빌(Farm-ville)과 유사하다.

게임 이용자들이 직접 인터넷상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것이다. 구직자들은 식자재 구입이나 메뉴 가격 책정 등 메리어트의 다양한 직무를 가상 경험하면서 직무 내용을 실질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지난 5월 페이스북 게임 팜빌에서 레이디가가의 신곡이 공개된 적은 있어도 메리어트처럼 SNS게임이 기업 채용에 활용된 것은 처음이다. 레이디 가가는 게임 참여자들이 임무 수행을 마칠 때마다 신곡 '본디스웨이'(Born this way)를 들을 수 있도록 해 홍보효과를 누렸다.

마이메리어트호텔의 경우 구직자들이 직업을 선택하기 전에 미리 가상 직무 체험을 해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게임 참여자들은 자연스럽게 직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고, 기업 측면에서는 신입사원들의 높은 이직률을 낮출 수 있는 대안으로 이를 사용할 수 있다.

◇SNS 활동 가산점 주는 카페베네

인력 채용 평가 기준에 '소셜지수' 항목을 추가시킨 기업도 있다. 지난해 미국까지 진출한 국내 토종 커피전문점 까페베네다. 뉴욕 1호점을 설립한 까페베네는 소셜 비즈니스 네트워크 사이트인 '링크나우'와 공동으로 바리스타 직군의 인턴사원을 모집했다.

지원자들이 링크나우에 올린 프로필은 채용의 이력서로 자동 전환되고, 지원서 역시 까페베네 페이스북 페이지에 제출하는 방식이다. '좋아요'나 댓글을 많이 올려 소셜지수가 높은 지원자일수록 채용 평가에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활발한 SNS활동을 통해 지원자들의 적극성이나 사회성 등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채용 방식을 벗어난 만큼 구직자들의 관심을 쉽게 유도할 수 있다.

까페베네 외에도 삼성전자 KT, LG디스플레이, 한국GM, 동원그룹 등 국내 다수의 대기업들도 SNS를 활용해 채용공고를 홍보하거나 지원자들과 소통해 왔지만 소셜 활동을 공식적인 채용 평가기준에 넣은 것은 이례적이다.

채용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질수록 자기소개서와 이력서 항목 3~4가지만으로는 구직자의 역량을 판가름 할 수 없기 때문에 채용 시장 판세도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히타치, 링크드인 벤치마킹

아예 비즈니스 SNS인 '링크드인'을 벤치마킹 해 자체적인 인재채용 시스템을 구축한 곳도 있다. 이 경우 인사담당자들이 해외를 돌지 않아도 쉽고 빠르게 적합한 인재를 충원할 수 있다.

본래 '링크드인'은 이용자들의 학력과 경력 사항을 공개하고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끼리도 인적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도록 한 웹사이트였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가입자 수가 급증하면서 링크드인의 존재를 알게 된 전 세계 인사 담당자들이 여기로 몰리기 시작했다.

인맥을 넓히기 위한 소셜미디어가 실력 있는 인재 채용의 장으로 바뀐 것이다.

국내에서는 한국판 링크드인이라 불리는 '링크나우'가 채용 시장 통로로 떠오르고 있다. LG전자, 삼성전자, 오라클 등의 인사담당자들도 링크나우를 활용해 인재 채용에 나섰다. 이들 기업 외에도 국내외 굴지 기업들 소속의 인사 담당자만 1600여명에 달하고 700명 넘는 헤드헌터들이 링크나우에서 활동하고 있다.

일본 전자기기 제조기업인 히타치는 이 링크드인을 벤치마킹 해 인사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전세계 지사에 근무하는 직원 36만 명의 이력 사항을 하나의 웹사이트에서 통합해 관리하기로 한 것이다.

히타치는 해외지사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유능한 인재를 본사로 불러들이거나 공석이 생기면 적합한 현지 인력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유럽과 아시아, 북미 지역 등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하면서 현지 인재 채용에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던 히타치는 이번 결정으로 글로벌 인재 확보의 초석을 마련했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재채용 방식에도 혁신이 필요하다. 특히 SNS와 같은 사회적 트랜드에 따라 인사 혁신의 방식도 새롭게 창조되는 추세다. 지원자들과 기업 간의 소통이 활발해 지고, 양쪽 모두에게 더욱 많은 선택의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최훈진 IGM 연구원은 "SNS를 활용하면 기존 채용과정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고, 직접적이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탐색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채용시장에서 SNS 혁신이 신입사원과 채용 담당자들 사이의 거리를 좁혀 높은 이직률과 잘못된 인사 결과를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bo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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