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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물가, 왜 이렇게 비싼가] 냉면 한 그릇 1만원까지… 원가(식재료)는 많아야 2000원
조선비즈|
최보윤 기자|
입력 2011.06.27 02:51
|수정 2011.06.27 10:58
|누가 봤을까? 40대 남성,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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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 시내 냉면 한 그릇은 대체로 1만원이다. 냉면으로 유명한 우래옥이나 한우리, 봉피양 등의 가격은 더 비싸 1만1000원에 달한다. 서민들은 그 가격을 쉽게 납득하지 못한다. 메밀과 전분을 섞은 면에다 육수와 수육, 계란 반쪽, 오이나 무 고명이 전부인 냉면 한 그릇이 어떻게 그 가격이 나올 수 있을까.

업주들은 "원재료가 비싸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오랜 식당 운영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각종 프랜차이즈 업체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음식 재료의 비중은 판매 가격의 10~3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만원짜리 냉면의 식재료 원가는 대체 어느 정도일까. 30년 넘게 식당을 꾸리며 직접 식당 컨설팅 작업을 해온 강영덕 식당 컨설턴트와 함께 확인해 보았다. 그와 함께 국내 유명 식당 업자 10명에게 물어 원가 조사를 했다. 몇몇 식당은 식당 상호를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원가를 밝혔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1만원짜리 냉면의 식재료 비용은 많이 잡아야 2000원 정도였다. 그중 면 가격은 700~800원 선. 유명 냉면 전문점들도 중국산과 국산을 섞어 쓰는 경우가 많은데, 국산 메밀 가격이 중국산에 비해 많게는 5배 비싸다고 한다.

1만원짜리 냉면을 파는 서울 장충동 A식당의 경우 면의 주 원료인 메밀을 모두 중국산 메밀을 쓴다. 강영덕 컨설턴트는 "현재 식당들에 납품되는 가격은 18㎏에 6만 5000원 정도에 거래되는데, 면발을 뽑는 장인들에 따라 18㎏짜리 반죽에서 100~150인분 정도 양을 뽑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것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1인분 냉면 면발 가격은 700~800원 선이다.

유명 냉면집 P 식당 관계자는 "80㎏에 20만원씩 들어오던 메밀이 30만원씩 하기 때문에 가격을 안 올릴 수가 없다"고 했지만 그 정도 분량이면 500~600인분은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1인분 면값 인상분은 200원 정도밖에 안 된다.

고명으로 올라가는 고기의 원가는 300원 정도였다. 강씨는 "A식당의 경우 고기 고명은 육우와 삼겹살을 썼는데, 삼겹살 가격은 올랐지만 육우 가격은 내려가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냉면의 반찬과 고명으로 나오는 무절임의 경우 가락동 기준 무 가격이 18㎏에 6000~8000원 정도 하는데, 한 테이블에 1인당 60g 정도 나오기 때문에 많아야 100원 정도다. 특히 무의 경우 지난해 18㎏에 1만2000~1만6000원 하던 것이 올해 그 절반 가격으로 내려간 상태다.

서울 중구의 한 냉면집 주인은 "다른 데 눈치 보고 가격을 올리려다 인상 시기를 놓쳤다"며 "처음 올리는 게 어려워서 그렇지 일단 선두업체가 가격을 올려주면 나머지 업체들도 자연스럽게 가격을 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한 그릇에 6000~7000원을 받는 일반 분식집의 경우 면값은 300~400원, 육수 역시 300~400원 수준이라고 조사됐다. 고명을 합쳐도 1000원을 안 넘긴다. 자장면, 칼국수 등 면값도 300~500원 선이다.

유명 고깃집에서도 고기 구매 원가는 판매가의 15~25% 수준이었다. 고깃집 주인은 "예년보다 채소와 한우 가격은 내려갔지만 가격을 내리면 품질도 같이 내려가는 느낌이 들어서 가격을 내릴 수 없다"며 "인건비, 가스비, 임대료 등이 오른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영덕 컨설턴트는 "음식재료 비용은 20%가 채 안 되고 인건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지만 인건비를 감안하더라도 유명 식당은 보통 마진율이 30~35%에 달한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유명한 집은 브랜드 파워가 있어 가격 저항이 덜하고 이 때문에 최근 '고물가' 시류에 편승해 가격을 올리는 현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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