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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2007)

EBS | 금 21시 50분 | 2007-03-01 ~

네티즌 평점

(24명 참여)
네티즌별점9.5

회차정보

  • 제237회 2011.12.30 (금)

    뇌에서 오는 병, 안면경련 - 신경외과 전문의 이봉암 교수
    안면경련, 잘못된 치료가 병을 키운다!
    안면경련은 눈꺼풀과 입주변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경련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안면경련은 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서구보다는 한국,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또, 남성보다 여성에게 2배 가량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도 때도 없이 떨리는 안면경련은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데다, 병이라고 인식하지 못해 20~30년이 넘도록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안면경련은 치료시기를 늦추면 상태가 더욱 악화될 뿐만 아니라.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으로 2중 고통을 받게 될 수 있다.

    70대의 한 여성 환자는 3년째 입이 삐뚤어지고 눈이 감기며 어지럼증까지 겪고 있다고 말한다. 윗입술이 올라가 커피 마시기도 힘들고, 외출을 꺼리게 된다는 환자는 대인 관계에 어려움이 많아 모임에 참가해도 경련으로 인해 얘기를 꺼내지 못하고 남의 얘기만 듣다 와야 한다고 호소한다.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떨리는 안면경련을 치료하기 위해 많은 환자들은 얼굴에 침을 놓거나 약을 먹는 일시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 치료법이 되지 못할뿐더러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되려 병을 키우는 꼴이 된다. 그 이유는 바로 안면경련의 원인이 얼굴에 있지 않고 뇌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 뇌에는 각종 운동과 감각을 담당하는 12가지의 뇌신경이 존재하는데, 안면경련은 바로 7번 뇌신경의 문제로 발생한다. 7번 뇌신경이 다른 혈관에 의해 압박을 받으면 신경가닥들 간에 일종의 합선현성이 발생해 안면에 떨림이 전해지는 것이다. 때문에 이 7번 뇌신경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국내에 불모지나 다름없던 70년대에 피츠버그에서 연수를 받고 돌아와 안면경련 치료를 시작했던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이봉암 교수는 안면경련의 정확한 원인을 짚어 조속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얼굴은 사람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얼굴이 찡그려지면 대인기피증 및 우울증에 빠질 수 있습니다. 떨림 증상이 일주일, 열흘, 오래는 한달 이상가도 호전되지 않고 뺨이나, 심하면 입술 주위와 턱까지 파급된다면 이것은 틀림없이 병적인 현상이지, 생활스트레스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을 하고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안면경련의 발생 원인을 정확히 짚어 환자의 얼굴 뿐 아니라 마음까지 활짝 펴주는 안면경련 치료의 권위자인 이봉암 교수를 오 만나볼 수 있다.

  • 제236회 2011.12.23 (금)

    <성탄절 특집> 크리스마스의 약속
    올해도 바쁘게 달려왔을 당신... 새삼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소중한 무언가를 잊고 지내진 않았는지 생각하게 되는 계절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찾아간 곳은 필리핀입니다. 눈부신 바다와 태양의 땅... 하지만 그곳엔 가난과 불편한 몸 때문에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는 소년이 있습니다. 화상으로 상처 입은 몸... 2년 전, 수술이 두려워 한국에 오지 못했던 소년은 이제 희망을 안고 우리 곁에 옵니다. 2011년 크리스마스, 마음으로 나눈 소중한 ‘약속’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안녕, 로나?"
    2년 전, 필리핀에서 만났던 로나는 턱과 가슴, 배까지 심한 화상을 입은 채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의료진을 찾았었다. 돌이 지났을 무렵 바닥 청소를 위해 끓인 왁스물이 넘어지며 화상을 입은 것. 필리핀에서의 의료봉사는 로나를 한국에 데려와 수술하는 것으로 이어졌고 로나는 그렇게 수술을 받고 돌아갔다.
    2년 만의 재회. 필리핀에서 다시 만난 로나는 고등학생이 되어있었고, 한결 밝아진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주었다.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을 나이... 목을 못 가눌 정도로 불편했던 몸과 화상 흉터로 상처 입었던 마음까지 치유된 듯, 환한 미소로 인사하는 로나를 만나본다.

    "학교에서 다시 만난 까를로"
    필리핀 민다나오 북단의 아름다운 화산 섬, 카미귄. 2년 전, 로나와 함께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돌아갔던 까를로를 만나기 위해 배에 올랐다. 어릴 때 입은 화상으로 손가락뼈가 뒤틀린 채 자라 물건 쥐는 것도 쉽지 않았던 손으로 집안일을 돕던 까를로... 까를로를 다시 만난 곳은 학교다. 연필을 쥘 수 없어서 그만뒀던 학교를 다시 다니며 요즘 까를로는 공부에 재미를 붙였다고 한다. 한국의 의료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는 까를로의 의젓한 모습에서 새삼, ‘나눔의 행복’을 되새겨본다.

    "레오나르도와의 약속"
    2년 전, 한국에서의 무료 화상수술 지원을 거부했던 소년. 두려움 때문에 한국에 오지 못했던 소년은 다시 찾아간 일행을 반갑게 맞아주었고, 희망을 품은 채 엄마와 함께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모기향 불이 모기장에 옮겨 붙으며 화상을 입게 된 레오나르도는, 녹아내린 나일론 모기장이 몸에 달라붙어 더욱 심각한 상처를 입게 됐다. 수술에 대한 공포로 한국에 가지 않겠다고 울던 소년. 어린 아이를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아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남기고 헤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어느 날, 난생 처음 밟아본 한국 땅에서 힘든 수술을 잘 이겨낸 레오나르도. 2년 전의 약속은 레오나르도에게 행복을 선물해주었고 소년은 다시, 훌륭한 사람이 되어 다시 한국에 오겠다는 희망의 약속을 남긴다.

  • 제235회 2011.12.16 (금)

    생과 사, 인생을 걸다. - 소화기내과 전문의 송시영 교수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복통. 위장병으로 치료를 받아온 환자에게 떨어진 진단명은 곧 사형선고와도 같다. 참을 수 없는 고통,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은 이미 삶과 멀어졌다는 것. 3년 생존율 5%! 애플사의 대지주 스티브 잡스를 데려간 죽음의 병, 췌장암! 꺼져가는 삶의 불씨를 다시 일으키고자 밤낮없이 진료와 연구를 계속하는 송시영 교수. 그의 삶의 이유는 환자들이 밥 한 숟갈이라도 더 뜨는 것을 보는 것이다. 죽음의 병이라 일컫는 췌장암과의 싸움. 끝을 알 수 없는 질병과의 전쟁, 그 최전선에는 쉼 없이 고독한 싸움을 하고 있는 송시영 교수가 있다.

    차라리, 죽는 약을 주세요
    똑바로 누울 수조차 없다. 통증이 시작되자마자 땀이 비 오듯 흐르고 온몸이 움츠러든다. 살아가는 것이 지옥과 같다는 그녀는 췌장에 생긴 암이 담관과 간까지 전이된 상태. “죽는 약을 가져와요! 죽고 싶어…뛰어내리고 싶어…” 단 하루만이라도 통증 없이 살고 싶다는 그녀에게는 더 이상 마약성 진통제도 듣지 않는다.
    길이 15cm, 무게 70g정도 크기인 췌장은 우리 몸의 등쪽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소화 소효인 췌장액을 분비해 우리가 섭취한 영양소의 소화를 돕고,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을 분비해 당뇨병과도 관련 있다.

    몸속 깊숙이 자리한 췌장은 초기에 증상도 없을뿐더러 병이 진행되어도 쉽게 이상을 발견하기 어려운 장기이다. 그렇기에 수술을 할 수 있는 환자도 10명 중 1-2명 정도 수준. 이미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들 앞에는, 견디기 힘든 또 하나의 싸움,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가 있다.

    췌장암 3년 생존율 5%, 송시영 교수 환자 5년 생존율 50%
    당장 환자의 고통을 줄여주는 것도, 수술을 할 수 있도록 방사선과 항암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수술 후 환자의 삶을 질을 높이고, 생존 기간을 늘리는 것도 전부 송시영 교수가 짊어져야 할 문제.
    “처음에 6개월 선고를 받았지만 3년을 사셨잖아요. 힘내서 다시 해봅시다.”
    삶을 포기하는 환자들을 끈질기게 설득해 치료를 계속하는 그는 수술 환자의 5년 생존율을 50%까지 끌어올렸다.
    환자의 완치를 기대할 수 없는 췌장암이지만, 그는 의사로서의 보람을 이렇게 말한다. “환자들이 처음에는 밥도 못 먹고, 움직이지도 못하죠. 하지만, 치료를 해서 밥 한 술 더 뜨는 모습을 보는 것. 우리 췌장암 의사들의 보람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 밤이 깊도록 불이 꺼지지 않는 그의 연구실에서는 오늘도 췌장암 정복을 위한, 환자를 위한 고독한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 제234회 2011.12.09 (금)

    나는 PKU입니다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이동환 교수 편
    고기를 먹으면 지적장애가 될 수 있다고?
    몸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 먹는 고기. 고기에는 어린 아이의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단백질이 들어있다. 단백질은 신체의 성장과 유지 뿐 아니라 중요한 에너지원이 되며 체조직을 형성하고 필요한 곳으로 영양소를 운반하기도 한다. 따라서 어른 아이 가릴 것 없이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이다. 그런데 어떤 아이들은 고기를 먹으면 뇌에 독소가 쌓이고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해져 지적장애가 되기도 한다. 바로 페닐케톤뇨증(줄여서 PKU) 아이들이다.

    그것은 단백질 안에 있는 페닐알라닌이라는 영양소가 대사되지 않아 뇌에 쌓이기 때문인데, 페닐알라닌을 대사할 수 있는 능력에 따라 빠르면 신생아 때, 늦으면 10대에 병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러나 발견한 때는 이미 지적장애가 상당히 진전된 경우가 많다. 확률적으로 1년에 10명의 페닐케톤뇨증 아이들이 태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아이들이 지적장애로 자라지 않기 위해서는 생후 일주일 안에 신생아 대사이상 검사를 하고, 유전성 대사질환으로 확진되면 신속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제는 간단한 채혈 검사 하나로 페닐케톤뇨증을 비롯한 여러 유전자 대사 질환에 걸렸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20년 전, 이 신생아 대사이상 검사를 정부에 끊임없이 건의해 국가사업으로 도입하도록 하고, 전국의 신생아들이 무료로 검사하도록 한 의사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순천향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이동환 교수이다.
    <나는 PKU입니다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이동환 교수 편>에서는 페닐케톤뇨증이란 무엇인지 알아보고, 유전성 대사 질환을 막기 위한 이동환 교수의 노력을 알아본다.

    생후 3일 후 이뤄지는 검사 하나, 아이들의 인생을 바꾼다!
    유전성 대사질환이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 병을 말한다. 유전성 대사질환은 조기에 발견해서 관리하면 지능장애 없이 자랄 수 있지만 과거 우리나라에는 검사 시스템이 없어서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같은 관리가 간단한 대사질환도 미리 발견하지 못해 정신지체가 되곤 했다. 20년 전, 한 보호시설에서 정신지체가 된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를 보고 이동환 교수는 우리나라도 일본이나 미국처럼 신생아 대사이상 검사를 도입하도록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그 애들이 미국이나 일본에서 태어났더라면 평생 정상으로 자랐을텐데 한국에서 태어난 죄로 평생 정신 지체로 살아가야 됩니다. 그래서 이걸 빨리 배워와서 우리나라 애들도 혜택을 보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6년에 걸쳐 정부에 건의한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해 현재는 신생아 대사이상 검사가 국가부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매년 수백 명의 대사 질환 신생아가 조기 검사를 통해 지능장애 없이 자라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유전성 대사질환의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페닐케톤뇨증이다. 고기를 먹으면 안 되는 희귀 질환, 페닐케톤뇨증이란?
    페닐케톤뇨증이란 유전자의 이상으로 인해 몸속에서 단백질을 잘 분해하지 못하게 되는 질환이다. 따라서 평생 고기를 못 먹고, 최소한의 단백질만 계산해서 섭취해야 한다. 페닐케톤뇨증 아이들은 평생 먹을 것과 싸워야 한다. 피자도, 햄버거도, 삼겹살도 먹고 싶은 어린 아이들에게 물리디 물린 과일과 야채만 건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6세의 페닐케톤뇨증 자녀를 둔 한 아버지는 “많이 울었던 거 같습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죠. 내 아이가 평생 정상적으로 먹기 어렵고, 모유도 먹을 수 없고 밥도 먹을 수 없다는 말에 많이 울었어요. 겪어보지 않고는 모르실 거예요.”

    이렇게 어릴적부터 생존을 위해 목숨 걸고 ‘편식 아닌 편식’을 해야 하는 페닐케톤뇨증 아이들을 위해 이동환 교수는 페닐케톤뇨증을 포함, 수많은 유전자 대사 질환 아이들이 자신의 병을 스스로 알도록 하기 위해 쉽게 만화책으로 만들어 출간했다. 국내 최초로 유전성 대사질환 교과서를 집필하고, 유전성 대사질환 환자를 위한 행보를 멈추지 않는 이동환 교수를 < 나는 PKU입니다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이동환 교수 편>을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 제233회 2011.12.02 (금)

    시골 의사, 100년 인술을 잇다 - 정형외과 전문의 김인권 원장
    바다가 보이는 곳에 위치한 전망 좋은 병원... 시골 마을의 평범한 병원 같지만 그 시작에는 인간으로 존중받고 싶었던 한센병 환자들의 아픔이 있었다. 그리고 100년... 한센병은 거의 사라졌지만 곧은 두 다리로 달려보고 싶었던 소아마비 환자들의, 망가진 관절로 한 걸음 딛는 것도 고통스러운 환자들의 발길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는, 시골 마을의 작은 병원에 둥지를 틀고 100년 인술을 이어가는 김인권 원장이 있다.

    시골의 작은 병원, 인공관절 메카가 되다!
    전라남도 여수에 위치한 중소 병원. 이른 새벽, 아직 닫혀 있는 접수창구 앞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고, 순천, 광주, 서울...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환자들이 병원 로비를 가득 채운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 대부분은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 6,70대의 나이든 환자들. 인공관절 수술비용이 비교적 저렴하고 수술 예후가 좋다는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찾아왔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 병원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다름 아닌 김인권 원장. 하루 평균 200명이 넘는 외래 환자가 찾고 20건이 넘는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 멀리서 찾아온 환자들에게 다음에 다시 오라고 할 수 없어서 그날 온 환자는 늦더라도 그날 다 진료를 받고 수술날짜도 최대한 환자가 원하는 날짜에 맞추는 게 이 병원의 진료 방침. 의료진에게는 다소 가혹한 일정일지 몰라도 환자가 없다면 병원도 있을 수 없기에, 김인권 원장은 늘 존경하는 마음으로 환자들과 마주한다.

    꼭 필요한 검사만으로 최선의 치료를
    김인권 원장을 찾아오는 환자들 대부분은 이곳에서 치료를 받았던 이들의 입소문을 듣고 찾아왔다고 한다. 수술비가 다른 병원의 절반도 안 되는 데다 예후도 좋다고 하니 멀리 있어도 찾아오게 되는 것.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 엑스레이만으로도 뼈가 닳은 정도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기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MRI 등의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는 게 수술비용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누군가는 왜 시골 병원에만 머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고 또 누군가는 존경스럽다고 말하지만 이해나 존경이 아닌, 김인권 원장이 바라는 것은 따로 있다. 환자들에게 ‘비교적 저렴한, 그러면서도 의료의 질은 최선을 향하는 병원, 거기서 일하는 의사’로 남는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시골 의사가 되기까지...
    청년 의사였던 김인권 원장이 한센병 환자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건 1977년, 전공의 시절 소록도에서 6개월 근무하게 됐을 때부터다. 스위치를 내리는 순간 달리던 기차의 선로가 바뀌듯, 소록도와의 인연은 그의 인생을 바꾸어놓았다. 소록도에서 3년의 공중보건의 기간을 마치고, 한센병 환자와 더불어 보다 많은 환자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소록도 시절 인연을 맺게 됐던 여수애양병원에 오게 됐다. 한센병은 점차 사라졌고 한때 들불처럼 번졌던 소아마비도 백신이 생기면서 급감했다. 하지만 퇴행성관절염을 앓는 사람이 급증하며 물어물어 병원을 찾는 이들은 끊이지 않았고, 젊은 의사 김인권은 그렇게 환자와 병원과 함께 나이 들어가고 있다.

  • 제232회 2011.11.25 (금)

    진화하는 감염병과의 전쟁 - 감염내과 전문의 김우주 교수
    증상이 생긴 지 한 달, 명확한 원인도 알 수 없이 목에 피고름이 가득한 환자. 21살 발병 이후 20년 동안 5번 재발로 수술만 6번 한 환자.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는 숨어있는 병을 잡아내려면 원인을 알아내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2009년 광복절 아침 8시 반, 평소 지병도 없이 건강했던 50대 가장이 급성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전 세계를 두려움에 떨게 한 환자의 병명은 바로 ‘신종 인플루엔자’ 하루 수천 명의 환자가 병원에 몰리고 마스크와 손 세정제가 동이 나는 등 백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람들의 공포심은 극에 달했다.

    국내 최초, 최단시간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 현재 신종 인플루엔자 본부처 사업단장인 김우주 교수는 증상을 보고 환자에게 귀 기울여 병의 근원을 짚어내고 ‘완치’ 99.9%를 위해 온갖 감염병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사다.
    감염 질환은 그 종류도 여러 가지지만, 원인과 증상도 다양하다.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결핵과 폐렴, 시기마다 찾아오는 감기에서부터 쯔쯔가무시, 불명열까지 언뜻 가볍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정확한 진단 시기가 늦어질수록 병세는 목숨을 앗아갈 수 있을 정도로 우리 몸을 잠식해 간다. 대부분의 감염 질환은 면역 체계가 약해진 틈을 타 우리 몸을 공격한다. 과거 영양 상태가 좋지 않던 시절에 흔했던 결핵이 최근에는 학업과 취업으로 과로하는 젊은 층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게다가 결핵균 보유자도 평소에는 증상이 없다가 당뇨병이 생기거나 암이 생기면 면역력이 떨어져 활동성 결핵이 되는 것. 폐결핵을 제외한 림프절 결핵의 경우는 온몸으로 퍼져있는 림프계 어디에나 생길 수 있지만 숨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발견하기 쉽지 않다. 그대로 두면 고름이 흘러내리고 피부가 헐지만 잘못 진단할 경우 아무리 강력한 항생제를 써도 듣지 않는다.

    2009년, 근대에 들어서 우리나라가 전염병으로 인한 국가 재난을 처음으로 선포했다. 원인은 신종 플루! 세계 보건 기구에서 최고 등급 위험 경보를 발령, 최악의 공포와 혼란 속에서 국내 150여 명 사망, 전 세계 1만 8천여 명이 사망하고 1년 후, 대 혼란을 불러 일으켰던 신종플루는 막을 내렸다.
    신종 플루가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가장 큰 이유는, 기존의 백신이 듣지 않았던 것.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빠르게 증식하며 변형되기 때문에 그에 맞는 백신이 필요하지만 새로운 백신이 개발되기까지 바이러스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백신의 수입 의존도가 93%로 높은 우리나라에서도 당시 신종 플루 백신을 개발했지만 이미 혼란의 막은 내린 뒤였다.

    개발비용만 약 1조원, 국내 백신 개발을 위해 신종인플루엔자 범부처 사업단 단장으로 있는 김우주 교수는 총 32개의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기존 백신은 계란을 이용해 항체를 만들지만 문제는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맞을 수 없다는 것. 현재 사업단에서는 동물 세포를 이용한 세포 배양을 통해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기술을 보유한 나라는 세계적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게다가 그동안 백신을 개발하는데 6개월의 긴 시간이 걸렸지만 그 시간도 2-3개월을 단축할 수 있다!

    김우주 교수의 이런 노력은 모두, 과거를 발판삼아 미래에 급작스럽게 불어 닥칠 감염병에 대비하려는 것! 단순히 병을 진단하고 완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국가를 넘어 인류를 위해, 진화하는 바이러스를 미리 예측해 사람들의 불안을 잠재우려 질병과의 전쟁, 그 최전선에 서 있는 김우주 교수.
    <진화하는 감염병과의 전쟁-감염내과 전문의 김우주 교수>편에서 감염 질환에 대한 해답을 들어 본다.

  • 제231회 2011.11.18 (금)

    소통의 창, 목소리를 살리다 - 이비인후과 전문의 홍기환 교수
    성대 안, 말 못할 고통 말을 건네고, 숨을 쉬고, 노래를 부르게 하는 소중한 우리의 목. 말소리가 나는 것은 모두에게 쉽고 자연스러운 일처럼 느껴지지만 목 안에서는 수 백 번, 수 천 번의 성대의 떨림이 이루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목소리는 후두 안쪽에 있는 성대가 진동하면서 만들어진다. 평상시 대화할 때 성대가 1초에 진동하는 횟수는 100~200회. 노래를 하거나 소리를 지를 때에는 1초에 1000회 이상 고속으로 진동한다. 때문에 성대의 혹사는 목소리의 변화를 가져오고 성대 질환을 유발한다. 노래방에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돌아온 날, 운동회에서 목청껏 응원한 다음 날 목이 아프고 쉰 소리가 나는 경험을 했다면 성대에 무리가 왔기 때문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이제, 목소리도 성형시대!
    과도한 마찰로 인해 성대 표면의 모세혈관이 터져 작은 혈종이 생기는 것이 바로 성대폴립이다. 목을 많이 쓰는 직업군, 가수 및 선생님, 아이를 기르는 엄마 등에서 성대폴립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성대폴립이 1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대결절이나 폴립 등으로 인해 성대의 마찰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목이 아프고 음성이 탁해지기 쉽다. 이때 말을 많이 하거나 큰 소리를 지르면 목소리가 더 나빠지고, 심하면 아예 나지 않기도 한다.
    50대의 고점순 환자. 5년 전부터 목소리에 변화가 있었다. 이후 감기가 잘 낫지 않고 목에 뭔가 낀 것 같은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얘기할 때는 남들이 허스키하다고 하길래 내 목소리가 허스키한가 보다 생각했거든요. 병원에 와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고요. 혹이 있어서 목소리가 그렇게 나온다네요.”
    검사 결과 성대에 낭종이 발견됐다. 만성적으로 성대에 자극을 받아 풍선 같은 작은 포가 안에 생기는 것으로, 성대 낭종도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생기는 성대 질환의 하나이다.

    유일한 발성 기관, 후두의 절제
    후두암은 병기와 전이 상태에 따라 수술법이 다르지만 후두암 전절제술을 받아야 할 경우 발성 기관인 후두를 잃게 된다. 목 하단에 기관을 밖으로 연결해 호흡의 문제를 해결하지만 문제는 발성! 후두 없이 평생을 말하지 못하는 고통 속에서 살거나, 전기후두의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다. 후두 없이도 발성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식도발성 교실의 설립, 다시 말을 배우다
    아야어여 가갸거겨... 음성재활실에는 50~60대의 중장년 교육생들이 강사의 발성법에 따라 모두들 말을 따라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후두암 수술로 후두를 절제한 후 식도발성을 배우는 교육생들이다.
    발성은 공기가 성대를 통과하며 나는 소리라고 하면, 식도발성은 복식호흡을 이용해 성대 대신에 식도의 점막을 이용해 소리를 낸다. 식도발성교실은 후두암 전절제술을 받았던 환자들이 식도발성을 연습해서 다른 환자들에게 자체적으로 교육을 시켜주며 이루어지고 있다.

    병원에 식도발성 교실을 만든 사람은 바로 이비인후과 전문의 홍기훈 교수.
    “많은 환자를 수술하면서 어쩔 수 없이 병에 의해서 후두를 제거했지만 제거하는 만큼 또 기능을 살려주는 것도 또 제가 해야 하는 일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분들을 어떻게든 재활교육에 의해서 소리를 내게 해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이후 많은 환자들이 식도발성을 습득해 새로이 의사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특유의 판소리 음성을 살려라
    판소리를 하는 소리꾼들은 득음을 하기 위해 피를 토하면서까지 성대를 훈련시킨다. 우리나라에는 서양의 고운 미성보다 꺾이고 걸걸한 탁한 음성이 적합하기 때문에, 이른바 성대를 두툼한 근육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해 없이 소리꾼들을 치료한다면 그들이 평생에 걸쳐 만들어낸 소중한 목소리를 잃게 된다.
    홍기환 교수는 의학적인 잣대로 소리꾼들을 치료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하고 국내 최초, 세계 최초로 판소리꾼의 성대를 연구하고 있다. 판소리꾼 환자들이 치료를 받으면서도 판소리의 특성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소리의 특성을 연구하는 것이다. “혹이 아니라 훈련에 의해 만들어진 거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그대로 잘 조절해주면 불편함 없이 예술성도 지켜줄 수 있는 거죠.”
    우리나라 고유의 소리를 지키면서도 환자의 목소리를 살리기 위한 노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북대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홍기환 교수를 명의 <소통의 창, 목소리를 살리다 - 이비인후과 전문의 홍기환 교수 편>을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 제230회 2011.11.11 (금)

    장(腸) 속의 장(長)기전, 염증성 장질환 - 소화기내과 전문의 김원호 교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느낌이 그럴까? 참을 수 없는 복통과 잦은 설사, 그리고 출혈... 삶의 질을 바닥까지 끌어내리는 질병을 평생 달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발병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염증성 장질환. 불치병과 평생을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에 절망하는 환자들에게, 김원호 교수는 지혜로운 동행을 이야기한다. 어차피 오랫동안 끌고 갈 수밖에 없는 만성 질환이라면, 완치 가능성을 두고 승강이할 게 아니라 주어진 한계 안에서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궁리하는 게 현명하다는 것. 염증성 장질환과의 불편한 동행, 그 곁을 함께하는 김원호 교수를 만난다.

    장에서 벌어지는 전쟁, 염증성 장질환
    입에서 항문까지 약 9m. 음식물을 씹어 삼키고, 소화액을 섞어 부드럽게 만들고, 양분을 흡수한 뒤 폐기물을 내보내는 작업이 모두 이 구역에서 일어난다. 그 가운데 장에서 6개월 이상 지속되어 나타나는 만성염증질환을 염증성 장질환이라고 하는데, 발병 부위와 증상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된다. 대장 점막에 염증과 궤양이 나타나는 궤양성 대장염,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염증을 일으키며 심하면 내장에 구멍이 생길 수도 있는 크론병, 그리고 우리 몸 전신에 궤양이나 염증을 동반하는 베체트병이 소장과 대장이 만나는 부위에 궤양을 동반하며 나타나는 베체트 장염으로 구분되는데, 어느 것 하나 쉽게 낫지 않으며 깊어지고 가라앉기를 되풀이하며 오랜 세월 지속되는 만성 질환이다.

    수술로도 완치 어려운 만성 질환
    염증성 장질환으로 인한 심한 복통과 잦은 설사는 일상을 마비시킬 정도의 고통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그보다 두려운 건 이 병을 평생 안고 가야한다는 사실일 것이다. 염증성 장질환 가운데 궤양성 대장염은 발병부위가 대장에 국한되기 때문에 증상이 심할 경우 대장을 절제하는 수술로 치료할 수 있지만 크론병과 베체트병은 발병 부위가 넓어 절제술로도 치료가 어렵다. 염증이 심각한 부위를 절제해 고통을 덜 수는 있지만, 다른 부위에 염증이 재발할 수 있어 평생 약물 치료를 이어가야 한다.

    약물 치료 부작용, 그 천사의 방귀
    완치가 여의치 않다면 증상이나 불편을 최소화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만성질환의 주요 치료법. 증상이 호전된 관해(寬解) 상태를 유지한다면 정상적인 사회활동에도 무리가 없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이어져야 한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해야하는 약물치료에는 부작용이 따르는데. 부작용이 두려워 약물 치료 자체를 거부하는 환자들에게 김원호 교수는 ‘천사의 방귀’를 이야기한다. 천사도 방귀를 뀌듯이 효과를 내기 위해 개발된 약이지만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활동성 있는 염증이 지속되면 그로 인한 통증뿐만 아니라 염증으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김원호 교수는 상황에 따라 최대한의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면서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는 치료법을 찾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고 긴 싸움에 지쳐가는 환자들. 그 곁에는 고통을 함께 나누기도 하고, 절망하는 환자들에게는 희망을 제시하는 김원호 교수가 있다.

  • 제229회 2011.11.04 (금)

    방광암, 소변이 보내는 경고 - 비뇨기과 전문의 최한용 교수
    2007년 사망자 1157명. 발병 후 재발률 70% 남성이 여성보다 3~4배 높게 발병하는 질환, 방광암.
    방광암은 재발률이 높고 전이의 위험도 늘 도사리고 있다.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급박하게 찾아오는 배뇨감, 복부 통증과 잔뇨감, 혈뇨가 잦아져도 무심코 넘기기 쉬운 병. “당신의 얼굴만 봐도 방광의 건강을 알 수 있습니다.” 방광암 수술만 한 해 800건! 국내 방광암 분야 최고 전문의 최한용 교수를 만난다.

    방광암 원인의 40~50%는 흡연이다. 체내에 흡수된 니코틴은 소변을 통해 배출되는데 그동안 방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가장 길기 때문이다. 흡연한 기간이 길수록, 흡연량이 많을수록 그만큼 방광암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참을 수 없이 급하게 찾아오는 배뇨증상, 소변을 봐도 잔뇨감이 남아있고 찌르는 듯한 복부 통증과 혈뇨는 소변이 보내는 건강의 적신호. 방광암의 증상은 방광염과 흡사해 무심코 넘기기 일쑤다. 방광염은 약물 치료로 호전되지만 암일 경우 방치해 뒀다가는 방광 적출을 피할 수 없다.
    한 해 방광암 수술만 약 800건! 비뇨기과 전문의 최한용 교수에게 비뇨기계 종양 부분에서 최고라는 수식어는 허투루 붙은 것이 아니다. 유학 시절, 당대 최고라 불리던 미국 듀크대의 데이비드 폴슨 박사 밑에서 수술과 외래에 참관하여 당시 국내에는 알려져 있지 않았던 회음부 적출술을 국내 처음 도입한 것도 최한용 교수다. 뛰어난 외과의는 많은 연습과 타고난 손재주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는, 본인의 경력이나 지위를 위해서가 아닌 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해 의과대 중에서도 내과적인 부분을 포함하며 뛰어난 의술이 필요한 비뇨기과를 선택했다. 끊임없는 연구와 진료 환경의 개선에 힘을 쏟으면서도 단 한 번도 환자를 뒤로 한 일이 없는 최한용 교수.
    의사인 본인도 생과 사를 넘나드는 큰 사고를 겪었지만 그로 인해 의사로서 느끼는 생명에 대한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쓰러져도 다시 살아나는 지독한 방광암과의 싸움, 그 최전선에 있는 비뇨기과 전문의 최한용 교수를 <방광암, 소변이 보내는 경고>편에서 만난다.

  • 제228회 2011.10.28 (금)

    신장병, 그 끝없는 싸움 - 신장내과 전문의 김현철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최근 5년간 만성신부전증 환자는 37.1%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구화된 식습관, 불규칙한 생활패턴으로 인해 신장질환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몸의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내보내고 호르몬을 생산하는 신장! 신장이 망가지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일단 신장기능이 저하되면 되돌릴 수 없고, 고혈압, 뇌졸중 등 다른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어 치명적이다.

    신장이 더욱 악화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말기신부전이 되면 이식이나 투석이 필요한데 과거 1970년대에는 육군수도통합병원과 서울의 한두 군데의 대학병원에만 혈액투석기가 있을 뿐 지방에는 혈액투석기가 한 대도 없었다.
    따라서 지방의 투석 환자들은 일주일에 3회, 한번에 4~5시간이 걸리는 혈액투석을 위해 서울까지 기차를 타고 올라가거나, 혹은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 혈액투석기 두 대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1978년, 지방 최초로 혈액투석기를 운영한 33년 신장내과 전문의 김현철 교수를 통해 신장의 조기 진단과 관리의 중요성, 그리고 신장이식 전,후로 계속되는 신장내과의 노력을 알아본다.

    20kg의 부기, 신증후군을 치료하라!
    33세의 한 신장염 환자. 의료진의 치료에 따르지 않은지 3년 째, 몸이 일시적으로 20kg 부은 채 병원을 찾았다. 임산부처럼 부푼 배와 코끼리처럼 부은 팔 다리... 몸 속 단백질과 알부민이 소변으로 대량 빠져나가며 이렇게 몸이 심하게 부은 경우를 신증후군이라고 한다.
    신장은 다른 장기에 비해 그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지만 신장의 악화로 인해 알부민과 같은 면역 기능을 가진 영양소가 빠져나가버리면 몸은 작은 감염에도 방어할 능력을 잃어 패혈증에 걸리거나, 혈압이 떨어지고 급기야 사망하게 된다.
    이렇게 신장 질환에 따른 여러 가지 증상들을 완화시키며 치료하는 것이 바로 신장내과의 역할이다.

    만성신부전, 식이요법으로 투석을 늦추다!
    소아당뇨성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는 노미애 환자. 신장 질환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잘못된 치료를 고집해 상태가 악화된 상태로 병원을 찾았다. 투석을 하겠다며 찾아온 노미애 환자는 신장내과 김현철 교수에게 크게 호통을 들어야 했고, 치료법을 준수하겠다는 다짐을 받고서 식이요법과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그 후로 몇 년이 지난 지금, 노미애 환자는 투석 없이 관리와 치료만으로 건강한 생활을 지내고 있다.
    일주일에 3일을 해야 하는 투석은 환자들에게 큰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고 정상적인 생활을 어렵게 한다. 이에 김현철 교수는 환자의 신장 기능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으면 최대한 투석을 늦출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를 강조하는 것이다.

    “신부전이라고 하는 건 거의 잘 안낫는다.. 그렇죠. 그게 보통 일반적인 과학적인 지식입니다. 그러나 상당 수의 환자에서는 낫는 수가 있습니다. 투석하러 왔다가 투석안하고 저 환자 같이 그냥 지내는 사람, 벌써 몇 년째 되는 사람, 5년 이상 된 사람도 있어요. 요새 젊은 의사들 가운데는 조금만 신부전 있으면 당신 앞으로 투석해야 된다, 이식해야 된다, 이렇게 이야기하기 때문에 환자가 기가 꺾여서 의욕이 침체된다거나 하는데... 일반적으로 나쁘다는 건 다 알고 있는 상식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의외로 있고 또 자신의 노력에 따라서 얼마든지 좋아지는 요소가 있습니다. 참 좋은 일이죠.”

    신장이식은 10년 후에 다시 해야 한다는 오해, 신부전 환자는 무조건 투석해야 한다는 오해 속에서 김현철 교수는 원리를 강조하는 치료법으로 환자의 신장을 지키고, 살리고 있다.
    지방 최초로 혈액투석기 운영, 국내 최초로 온라인 혈액투석여과법을 도입하며 환자들에게 생명과 희망의 빛을 선물한 신장내과 전문의 김현철 교수를 < 신장병, 그 끝없는 싸움 - 신장내과 전문의 김현철 교수 편>을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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